▲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방영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영상에 등장한 활자인쇄술 캡쳐 장면.
중국 네티즌들이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방영된 평창 홍보영상 중 등장한 활자인쇄술이 중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펑황넷(凤凰网), 왕이(网易), 중국경제넷(中国经济网) 등 90여개 중국 언론은 중국 네티즌들의 주장을 소개하며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방영된 평창 홍보동영상이 활자인쇄술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저녁,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동행'이라는 주제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는 8분간의 공연을 열었다.
공연에 앞서 한국을 소개하는 1분 30초 분량의 영상을 방영했는데 영상에는 경복궁 전경, 한국 도심의 고층건물, 남산타워, 평창 스키장 등이 차례대로 나오며 가야금 연주, 수묵산수화, 활자인쇄술 등 한국의 고전문화를 소개하는 영상도 짧게 나온다.
중국 네티즌들은 활자인쇄술로 한글을 표현한 것에 대해 "활자인쇄술은 중국의 4대 발명품 중 하나"라며 "한국이 중국을 표절했다"고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한국은 중국의 고쟁(古筝, 중국의 전통악기)을 모방하고 중국의 수묵화를 도용했을 뿐 아니라 중국의 활자인쇄도 표절했다"며 "이는 중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인지 (자기네) 문화가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평창이 활자인쇄, 수묵화 등으로 표절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는 오래된 화제"라며 "한국은 7년 전, 금속활자본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시키고 혼천의(浑天仪, 중국의 고대 천문기기)도 화폐 그림에 등록하고 국보로 부르고 있는데 이는 중국 입장에서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한국이 (영상에서) 언급한 것은 금속활자 인쇄이지 목각활자 인쇄는 아니며 한국은 이미 이에 대한 실물이 있지만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실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한국의 금속활자 인쇄본보다 더 오래된 것을 찾아 반박해 굴복시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속활자'는 금속으로 주조한 활자를 가리키며 공민왕 때인 1372년 인쇄된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규보(1168∼1241)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 1234년에 '고금상정례문'을 금속활자로 28부 인쇄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1239년 이전에 금속활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가 존재했다는 기록도 있으나 활자본이나 유물이 없어 이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 측은 원나라 초기의 학자 왕정(王祯)이 1298년에 발간한 목판본 조활자인서법(造活字印書法)에서 남송 시대에 금속활자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근거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유물과 원판이 확인된 적이 없어 인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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