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포맷 수출 봇물
4월 출격 앞둔 프로그램만 5개
“해도 해도 너무 하네, 그대로 갖다 베꼈잖아”
작년 초 무심코 돌린 채널에 잡힌 중국판 <아빠 어디가>를 보던 한국인 관광객 L씨가 내뱉은 말이다. 당시만 해도 중국 내 한국 예능프로그램 포맷 수출이 흔치 않았던 터라 노골적으로 베꼈다고 오해한 것이다. 2013년 6월, 한국 일각에서는 , <1대100>, <댄싱 위드 더 스타>, <코리아 갓 탤런트> 등의 선전을 두고 무분별한 포맷 수입을 우려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가>로 불붙은 예능 한류는 1년 반 새에 중국 예능 시장을 무서운 기세로 장악했다. 포맷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최근 종영한 <나는 가수다 시즌 3>는 꾸준히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한 것은 물론, 결승전에서 2.47%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초부터 <개그콘서트>가 매주 토요일 저녁 방영되고 있으며, 3월부터 시작한 <꽃보다 누나>는 1%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에 있다.
시청률 4%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시즌 1을 마무리한 <런닝맨>은 오는 17일 시즌 2로 돌아온다. 또한 MBC의 <진짜 사나이>가 10일, JTBC의 <비정상회담>이 16일 중국에서 첫 선을 보인다. <우리 결혼했어요>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시즌2>는 4~5월 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 대표 예능으로 꼽히는 <무한도전>까지 지난 3월 연합제작 의향서를 체결해 그야말로 한국 예능 대격전이 자리만 옮겨 재현되는 양상이다.
지난 31일, 왕이신문(网易新闻)은 “한국 포맷을 수입해 만든 프로그램이 중국 예능의 70% 이상”이라며 “올해에만 한국이 예능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5억달러(한화 5471억원)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포맷 판권 금액은 대외비로 통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런닝맨>은 2억위안(한화 353억원)이 넘는 금액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방망(东方网)은 “보통 프로그램 편당 1~3만 달러(한화 1100만원~3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최근 1년 새 최대 10배까지 오른 수치”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방 문화예술의 중심인 중국이 한국 예능을 사들이는데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 것은 굴욕적’이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중국 방송계 전문가들은 “합작을 통해 제작 기술과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의 리얼리티 쇼 제작 수준은 3년 내에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작 경험이 쌓일 때까지 와신상담(卧薪尝胆) 중인 셈이다.
실제로 포맷 수출이 탄력을 받는 한편, 제작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국 방송사들의 카피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후난위성TV의 <꽃과 소년(花儿与少年)>은 방영 직후 한국의 <꽃보다 누나> 표절 논란에 휩싸였으나 서안오신문(西安午新闻)은 “’베꼈다, 배운 거다, 참고한 거다’ 말이 많지만 어쨌든 중국 자체 능력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장쑤위성TV의 <다같이 웃자(一起来笑吧)>는 한국의 <웃찾사>의 코너를 통째로 베껴 논란이 일자 뒤늦게 컨설팅 협약을 맺어 수습하기도 했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매뉴얼이 아닌 제작진 개인의 역량에 기반한 성공이 대부분인 한국 예능 제작 현실에서 포맷 수출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지속될 것인지 ‘인재•기술 유출’의 통로가 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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