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문제가 되어온 상하이의 한국 청소년 폭력 문제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대표 교민신문 상하이저널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구베이구의 한 건물 8층 옥상에서 한국학생 8명이 모여 한국 여학생 한명을 집단 구타하자, 이후 피해자 여학생의 부모는 일부 가해자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를 찾아가 가해자로 지목된 한 여학생을 학교 식당에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에 가담하거나 현장에 있던 해당학교 학생 4명은 권고 전학과 정학 처분을 받았으며, 상대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한 여학생의 부모는 학교에 찾아와 폭행한 학생 어머니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상하이 학부모들의 논란을 일으켰다. 아들이 선배로부터 폭행을 당해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다는 학부모 A씨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가해자 학생을 찾아가 딸 대신 때려준 엄마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고개를 끄덕인 반면 학부모 B씨는 "부모들간의 미숙한 대응으로 어른 싸움으로 커진 경우다"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학교까지 찾아서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것은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일부 청소년들의 폭력 행위로 인해 학업에 열심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일부 학무모들은 "현재 소속은 상하이한국학교지만, 한국학교에서 폭력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전학을 온 후 단기간에 폭력 문제를 일으킨 경우다"며 "학교의 이미지가 실추될 뿐더러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간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후약방식의 처벌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폭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처벌에만 관심이 쏠릴 뿐 그들의 고민과 목소리를 진심으로 들어 줄 창구는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 5월에는 총영사관, 한국상회, 학교, 학원 등이 함께 ‘청소년 폭력대책 위원회’ 발족을 시도했지만 유야무야 마무리됐으며, 재작년에는 한국상회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상담전화’가 있었지만 좁은 교민사회 특성상 신분 노출을 걱정해 실제 문의가 거의 없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과 스트레스 해소의 장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난해 12월 상하이에서 홀로 유학중인 고등학생들을 위해 올바른 가치관 속에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자 결성된 상하이 멘토링후원회는 꾸준한 멘토링 활동으로 교민사회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한 청소년 책모임 '씨앗' 주최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청소년 공개강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학부모들은 "총영사관, 한국상회(한국인회), 한국학교를 비롯해 학교와 상관없이 학생들이 모이는 학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며, 이름만 걸어 놓고 사진찍는 행사에만 얼굴을 비치는 인사들보다는 청소년들과 교감할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봉사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하이에서는 지난 몇년간 한국인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폭력서클이 형성되어 일반 학생들을 상대로 집단 폭행과 금품 갈취 등의 사태가 빈번히 일어나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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