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前) 온베이징 편집장, (現)베이징이화자문유한공사 대표
중국에 대한 사전 지식과 경험이 거의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중국으로 조그마한 문방구라도 시작하려는 초짜 교민들이라면, 살면서 그간 겪지 못했던 많은 불합리를 쉽게 목격하게 된다. 한국과 달리 정해진 룰 대로 모든 계획이 착착 진행되기란 쉽지 않고 늘 예상치 못한 복병 같은 위험이 도사린다. 법과 현실이 따로 놀고 이것 저것 꼬투리를 잡는 작은 권력을 가진 관리들의 오만방자함도 종종 보게 되는데 대도시에서 지방 중소 도시로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렇게 중국 사업이 깜깜하고 답답할 때 흑기사를 자처하고 나서는 자칭 중국통 선배 교민들의 조언과 조력은 눈물 나게 고마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리버리하던 초짜교민들이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선배 교민들의 도움으로 곤경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명실공히 어엿한 중국 사업가로 성장하기도 한다.
그 러나 세상 만사가 어찌 그리 백설공주 동화처럼 아름답게만 귀결 되겠는가. 때로는 나서기 좋아하고 간섭하기 좋아하며 입만 열었다 하면 꽌시를 강조하는 어설픈 가짜 중국통이 파리떼처럼 달려들어 얼마 안되는 퇴직금이나 전세금 빼서 중국에서라도 잘 살려고 오신 선량한 분들을 아주 거덜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직간접 경험으로 보아 온 자칭 쭉정이 중국통들을 유형별로 분류해 보았다. 마음은 불편하지만 중국에서 비즈니스 한다고 나섰다면 한번쯤 겪었거나 만나게 되는 분들이다.
1. 과대망상형
(1) 지식탐구형- 이 부류는 참 똑똑하다. 아니 똑똑한 척 한다. 현실과 괴리된 거대담론을 즐겨하기 좋아한다. 본인은 후미진 교외 구석에 구멍가게를 운영하면서 중국 정부의 조직구조는 죽어라고 달달 외우는 식이다. 붕어빵 팔면서 중국 역사를 깊이 있게 논하는데 뭐 공부하는 것은 본인 자유고 비난 받을 일은 아니지만 중국에 발을 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실과 괴리 된 이런 류의 지식이 본인의 생업이나 사업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는 검토해 봐야 한다. 대학가에 옷 가게를 내려고 하는 사람을 만나 중국통을 자처하면서 명나라 시대의 환관 얘기를 즐겨 하는 분들을 보면 빨리 자리를 떠서 도망가는게 상책이다.
(2) 망상형- 다른 과대 망상형도 있다. 중국 공산당이 별 볼일 없는 자신을 24시간 감시하고 도청 당하고 있다고도 주장하며 자신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자랑하는 이도 있는가 하면 정작 자신은 승용차도 없이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 비행기를 판다는 이들도 있고 미국 대사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자신이 청와대 하명을 받았거나 정보기관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도무지 알려진 사업 스케일로는 믿기 어려운 얘기를 침을 튀겨가면서 떠드는 중국통이 있는데 이런 이들을 만나면 일단 칭찬 해주는데 명함은 주지말고 재빨리 핸드폰을 끄고 튀는 게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비전은 창대하나 대부분 그 끝은 심히 고약하기 때문이다.
(3) 과거지향형 - 중국통이라고 자처해놓고 막상 만나보면 자신이 한국에 있던 시절의 얘기를 즐겨한다. 한국에 있던 시절에 잘 나갔다는 왕년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뻥튀기가 종종 동원되니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서 중졸인데 미국에서 박사학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대기업 재직했다거나 한국에서 큰 사업으로 돈 좀 주물렀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달동네 판자촌에서 곤궁하게 살면서 보릿고개가 견디기 어려워 중국으로 이주한 경우, 기자나 PD 출신이라는데 알고 보면 소속은 정체불명의 인터넷 유령매체라던가 가지각색이다. 출신성분, 학벌세탁 등을 열심히 하다가 우연히 한국의 지인을 만나서 들통 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오징어 다리 씹다가 갑자기 재채기해서 콧구멍으로 나온 기분이라고 한다.
2. 잘난체형
(1) 꽌시과시형 - 일단 이들은 뚜렷한 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직업이 있어도 명함을 파기 위한 간판일 생계를 위한 직업이라고 보여지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브로커인데 이런 사람들은 명함을 들고 다니는데 무슨 듣도 보도 못한 협회니 기관장 같은 직함을 파고 다니기는 한다. 말 끝마다 중국 고위관료를 들먹이기를 즐겨 하고 때로는 국가정보기관을 들먹인다. 이들은 자신이 중국에서의 모든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큰 소리 친다.
평소에 하는 일은 전혀 없어 보이는데 늘 바쁜 척한다. “뭐하시냐?” 고 물어보면 오늘은 공안국장과 미팅을 하고 내일은 무슨 지역 당서기와 면담이 있다는 식이다. 바쁜 척을 하지만 약속은 오히려 쉽게 잡을 수 있다. 누가 만나고 싶다면 “아 그래요? 제가 선약은 있는데.. 아, 가만보자..아 되겠네… 시간을 좀 내보죠. 그럽시다, 만납시다” 하며 즐거워 한다. 중국에 오래 거주한 교민들이라면 아! 하고 생각날 정도로 한 두 명쯤 이런 사람들이 주위에 꼭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나 사업을 연결시켜주고 대가를 받아 먹고 사는 분들인데 물론 가벼운 고충은 간혹 처리해 주기도 한다. 근데 자세히 보면 말단 직급의 경찰이나 세무관리들이 해결해 줄 정도의 사소한 일들 뿐이다.
이들이 과시하는 꽌시는 대개 실체가 없다. ‘인맥과시형’은 햇볕 바른 양지로 결코 나오지 않는다. 공개적인 장소에 나가는 것도 꺼린다. 다만 음지와 양지에 한발씩을 거치며 중국 한인사회 주위를 배회하고 어려운 일 있는 교민에게 접근 해 중국통을 자처하다가 돈만 먹고 사라지는 경우, 때로는 돈 빌리고 튀는 이들도 많다. 참, 이런 부류의 사람들 중에는 한국에서 도망 온 수배자들도 꽤 된다.
(2) 체면치레형 - 누가 중국에서 10년을 거주했다 치자.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10년을 살더라도 정기국회가 1년에 몇 번 열리는지 모르거나 헌법 제1조의 조항이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바쁜 현대의 일상 속에 내 삶의 직접 관련이 없는 일들까지 알아야 될 필요가 없고 잊을 수도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부류들은 자신은 중국에서 10년을 살았다는 이유로 중국에 대해서 뭐든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이럴 때는 거주기간이 체면의 척도가 된다. 그 외에도 자신은 중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유로, 혹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혹은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자신 앞에서 중국에 대해서 더 많이 아는 척하면 자신의 체면이 손상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체면형’은 사실 중국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는 체면을 세워주는 선에서만 경청하는게 좋다
(3) 인정욕구형 - 인정욕구형은 정말 순수하다. 쉴새 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고 과시하고 싶어한다. 꼭 자신의 생계가 어렵거나 자신의 사업과 연결시키고자 하는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목적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좀 알아달라!’는 순수한 인정욕구 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유창한 설명에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이고 수긍을 하면 뛸 듯이 기뻐 하는 낙으로 산다. “아! 박사장 정말 똑똑하네” 이 한마디에 가슴 한구석에 희열이 번져나오면서 감격해 한다. 명예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 인정욕구형에게 누군가 “개뿔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한다’ 류의 비아냥을 던진다면 거의 살인무기에 가까울 정도로 치명적이다.
물론 인정욕구에게도 폐해는 있다. 너무 인정욕구가 강하다 보니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역까지 전방위적으로 넘나들기 일쑤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까지 지식을 무리하게 과시하려고 하다 보니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구분 못하면서 아이돌 걸 그룹 전문가를 자처하는 식이다. 특정 분야에 정통하지 않고 그저 잡화 만물상이다. 인정욕구는 정말 무섭다. 그저 인정을 받기 위해서 때로는 자신도 확신에 차지 않는 정보나 허황된 정보를 마구 내쏟는다. ‘인정 욕구’는 생계나 사업을 위한 경우보다 더욱 무서운 삶의 추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 생계나 사업형은 잘 살기 위한 수단으로 중국통을 자처하지만 ‘인정 욕구’는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에게 중국 현지 실정을 들으면 꼭 칭찬을 해줘라. 단, 너무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3. 먹고살자형
(1) 생계모색형- 이들은 사실 생계가 어려운 분이거나 곧 생계의 위기가 닥칠 분들, 자신의 생계를 위해 중국통 행세를 하는 족속들이다. 누가 사업이나 투자를 하려고 모색한다는 정보만 듣는다면 어디선가 슈퍼맨처럼 날라 온다. 이들은 식사 한 끼 혹은 차 한잔 마실 그 짧은 시간 안에 초짜교민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고자 쉴 새없이 노력한다. 이 분들에게 중국실정을 배우고 싶은데 가만히 들어보면 결론은 뭐 대충 이런 공식이다. 쉽게 말하면 “좋은 사업이 있으니 넌 돈 내고 난 몸만 껴줘“라는 주장인데 생계모색형은 말 그대로 자신이 생계가 걸린 만큼 같이 껴서 한 몫 잡으려는 그 노력은 치열하다 아니할 수 없다. 물론 이들도 예전에 잠시 잘 나가는 호시절은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현지 실정을 도외시한 무모한 투자와 경영으로 한 순간에 전 재산을 날려먹는 분들이 많다. 늘 그럴듯한 구상만 있을 뿐 중국에서 무언가 다시 시작하려고 해도 빚만 있을 뿐 총알은 없다.
그러기에 이제는 막연히 중국에서 들어오는 과거 자신과의 ‘닮은 꼴’ 초짜 한국인 이주자를 바라보며 어설픈 지식으로 중국통 행세를 하면서 그들의 사업에 살짝 무임승차해 권토중래할 날만 노린다.
(2) 투자유도형 - 투자유도형의 경우 생계모색형 중국통과 유사하나 이들은 사업적 마인드로 초짜교민들에게 접근한다는 것과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전혀 없는 이들은 아니라는 점에서 생계모색형과 다르다. 자신의 사업에 대한 확신은 있어도 결과물은 신통치 않다. 교회니 한인단체니 각종 동호회, 향우회에 뻔질나게 들락거리면서 ‘명망’을 쌓고 역시 이런 저런 직함을 얻어 달고 운전기사 딸린 자가용 타고 다니면서 새로 들어오는 초짜교민들 메뚜기처럼 만나고 다니면서 끊임없이 투자를 유도한다. 이들이 하는 사업은 멈추면 쓰러져버리는 두 발 자전거 같은 사업이 대부분이다. 중국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면서 결론은 자신의 사업이 전망있다는 식으로 흐른다. 투자유도형 그 자체로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비즈니스 세계 일면이 다 그런 것이 아닌가. 다만 자신의 사업을 위하여 초짜교민들에게 중국 현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하겠다. 이들 중에서는 ‘고급 자가용 타고 다니는 사기꾼’들이 많다는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투자한 사람은 도시락 싸가며 자전거 타고 다니는데 오히려 투자 받은 사람은 기름이 좔좔 흐르며 호의호식하고 다니는 경우가 참 많다.
(3) 대리시험 강권형 - 한국에서 생활을 접고 갓 중국에 들어 온 돈 깨나 있다는 교민과 연결 고리가 있다면 천리길이라도 헐레벌떡 달려오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중국의 여러 가지 시장 전망을 막힘없이 얘기하는데 결론은 좌우지간 기가 막힌 사업인데 꼭 당신이 해보라는 것이다. 관련된 시장 정보와 정세를 줄줄이 풀어놓는다. 어려울 때 뒤를 봐 줄 배경이 있다고도 떠벌린다. 그 박학다식함과 유창한 설명을 자꾸 듣다 보면 약장수 만병통치약 선전에 넘어가듯 그럴 듯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그렇게 좋은 사업이면 당신이 하지 그래?” 질문에는 뭐 여러가지 구차한 변명이 나온다. 자본이 부족하다느니 어쩌니, 그렇게 전망 좋은 사업이면 집 팔고 과부 달러빚 내서라도 자신이 하던가 하면 되는데 그게 아니다. 이렇게 꼭 자신이 못하는 사업을 남에게 강요하는 이들이 꼭 있다. 권고나 추천 정도가 아니라 강권하다시피 매달린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돈 한푼 안들이고 강건너 불보기식 정도만 사업을 이리 저리 신경 써주는 척 하다가 별로 재미를 못보고 패색이 짙을 무렵 조용히 사라진다. 물론 잘 된 경우 자기 탓이라고 생색내겠지만 쫄딱망하면 전적으로 니탓이다! 뭐 이런 마음가짐이다.
기타 교조주의자형 - 그 밖의 교조주의적인 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시장 환경이 급변해서 당장 대응을 해야 하는 판국에 CEO는 무조건 중국어가 능통한 후 사업을 해야 한다고 우기는 경우다.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배움의 시기를 놓친 중년 이후 사업가들에게 중국어 구사가 네이티브 수준으로 공부 마친 후 사업하라는 건 무식한 소리다. 어느 세월에? 보따리 규모의 소상공인이 아니라 규모가 있는 사업체라면 차라리 믿을 수 있고 능력있는 통역을 구하는 편이 낫다.
“중국에서는 사나이 의리로 직원을 믿어야 진정한 CEO다”라고 교과서 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어느 분은 결국 사업을 접었다. 아마 자신의 신념대로 직원을 너무 믿어 곳간 열쇠를 맡겼다가 화를 당한 게 아닌가 싶다. ‘중국에서는 내륙시장을 개척하는 길만이 살 길이다’라는 말만 믿고 멋 모르고 내륙으로 들어갔다가 망한 사업가도 있는 반면 오히려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만 적극 공략해서 성공한 동종업계 사장도 있다. 성공에는 여러 갈래 길이 있다는 것을 몰랐나 보다. 시장과 환경은 이렇듯 각자의 처지에 따라 늘 다이너믹하게 변한다. 낡은 이론과 원칙만 짜깁기 해서 중국통 행세하다가 남의 사업에 민폐끼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과서 논리라도 각자의 현실에 맞게 접목 시켜야 진정한 중국통 아니겠는가.
초짜교민들 상대로 “넌 중국를 몰라” 따위의 말만 말끝마다 내 뱉는 사람도 있고 “중국의 진짜 부자는 우리 손에 미치지 않는 곳에 있다” 따위의 별로 시덥잖은 사실을 무슨 대단한 비밀인양 떠들고 다니는 ‘중국통’ 들도 있나 본데 그런 자신은 한국의 부자는 어디에 사는지 아나? 중국 한인사회에는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중국통’ 들이 참 많다.
중국통은 없다
세계 각국의 해외 한인 이민 사회에서는 그 나라 실정과 인맥에 정통하다고 자처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독 중국에서는 그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아직도 중국이 서구에 비해 인치가 강하고 투명하지 않은 법과 제도와 질서의 사회라는 반증이겠다.
사무실에서만 갇혀 살아 중국 실정을 잘 모르는 필자는 중국에서 만난 중국통을 자처하는 실업인들을 보면 도무지 말을 못해서 안달이 난 사람들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왜 그럴까? 중국에서의 모든 일은 ‘중국’이라는 공통 수식어가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분야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몸부림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기 분야만 잘 알면 되지 다른 분야를 모르면 좀 어떤가.
좋다. 그러나 한국에서 월세보증금 빼서, 저금통 깨서 중국에서 잘 살아보겠다고 온 이주민들에게 자신만은 진짜 중국통이라고 나서며 자기 경험과 사고만을 근거로 중국을 재단하고 포장하며 단언짓는 그들의 무모한 용기가 때로는 무섭기도 하다.
엄밀한 의미의 척척박사 같은 중국통은 없다. 그저 각자 자기 분야의 일을 자신의 처지와 입장에 맞게 남들보다 조금 더 알 뿐이고 그나마 각자 자신의 가치관이 깊게 배여 있기 때문에 듣거나 말할 때도 더욱 조심스러워야 한다. 커피잔은 옆으로 보면 둥그렇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네모로 보일 수 있는 법이다.
중국통을 자처하고 지위가 높은 척 하는 몇몇 사이비 전문가들을 맹신하기 보다 가급적 많
은 분야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귀담아 들어라. 사람은 사랑의 대상일지언정 믿음의 대상은 아니다.
몇몇 중국통을 자처하는 이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 그럴듯한 회사 차려놓고 뒤늦게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문화 배운다고 가라오케 다니다가 사업 말아먹고 가족과 헤어지고 여권조차 팔아 떠돌이 신세가 되는 게 이 바닥에서 어디 하루 이틀 벌어지는 일이던가.